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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온경의 책세상] 왕따 없는 학교 만들자

책제목: 왕따(Bully) 저자: 패트리샤 폴라코(Patricia Polacco) 출판사: G. P. Putnam’s Sons 출판년도: 2012년 추천연령: 6~9학년 장르: 픽쳐북 오늘 소개하는 패트리샤 폴라코의 ‘왕따’는 학교에 새로 전학 온 6학년 학생 라일라와 제이미가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학생들로부터 사이버 왕따를 당하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자신이 어릴 때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어 사이버 왕따 당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왕따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왕따를 당하는 본인과 옆에서 본 학생들이 학교측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정신과 용기가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왕따 피해학생들이 늘어나자 뉴욕주의 모든 학생들의 품격을 보장해주는 왕따 방지법이 2010년 9월 13일 발효되었다. 이러한 법이 제정된 목적은 뉴욕주 공립학교에서 편견에 의한 왕따, 괴롭힘 과 차별 등을 방지하고 인종, 몸무게, 국적, 민족, 종교, 정신적 또는 육체적 결함, 남녀 성별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간의 관계들에 있어서 세심한 마음으로 남을 인식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번에 의회는 뉴욕주 교육법에 “모든 학생들의 자존감을 보장해주는” 새로운 조항을 삽입하고 801조를 개정하여 학생들에게 예의,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품성, 인격교육, 관용 및 아량, 타인을 존중하기, 그리고 타인의 존엄성 인정하기등을 가르치도록 하는 시행령을 만들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소셜워커와 심리학자가 강당에 서 모든 교사들과 직원들, 학생들을 따로 모아 왕따 방지법의 시행에 대한 강연과 트레이닝을 실시하였다. 왕따 방지법이 모든 학생들에게 차별이나 괴롭힘이 없는 학교환경을 보장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일하는 모든 교직원들에게 어떤 행위들이 차별, 괴롭힘, 왕따, 협박이 되는지 인식하게 하고 교직원들이 이러한 왕따 행위가 학생들 간에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을 때 즉시 소셜워커와 심리학자에게 보고해야 하게 되었다. 학생들도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되자마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관한 행동규범(Code of Conduct)을 학교에서 받아 부모님의 서명을 받아와야 한다. 교사들은 학급에서 학생들에게 정직, 아량, 책임감과 타인을 존경하는 마음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왕따 방지법의 새로운 시행세칙들이 학교 곳곳에, 학생들의 마음속마다 자리잡고 뿌리를 내려 모든 학교에서 왕따라는 말이 사라질 날이 하루속히 오기 바란다. okjoo07@gmail.com

2012-10-12

[송온경의 책세상] 한국·미국엄마의 교육 방식

책제목: 엄마가 널 사랑하기 때문에(Because Your Mommy Love You) 저자: Andrew Clements 출판사: Clarion Books 출판년도: 2012 추천연령: 유치원~3학년(엄마와 함께) 장르: 픽쳐북 어느덧 9월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한 달은 새학년에 올라가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한 학생들 못지 않게 부모님들과 교사 및 교장, 학교 버스 운전사, 학교급식담당 등 학교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모두 분주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이들은 지난 18년간 안락하게 살아왔던 부모님의 슬하를 떠나 대학에 갓 입학한 많은 새내기 대학생들이다. 많은 신입생들이 9월 첫 한 달 동안 대학캠퍼스와 기숙사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을 줄 안다. 침대 2개와 책상 2개, 서랍장과 옷장 2개씩이 간신히 들어가는 좁은 기숙사방을 처음 보는 다른 인종의 학생과 함께 써야 하고, 방정리와 빨래 등을 손수 해야 하며, 시간에 맞추어 강의실에 가야하고, 고등학교에 비해 무척 많은 숙제도 해야 하는 압박감에다 고등학교에 비해 너무나 큰 캠퍼스에서 어떻게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할 지 난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을 떠나기 전부터 학교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클럽활동과 스포츠가 한 두 가지있다면, 그리고 봉사활동이나 종교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도 느끼고, 함께 공부하고 식사도 함께하며 대화가 통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앞으로 차츰 새로운 대학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러한 진취적인 대학생이 되려면 어려서부터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 아침 먹고 학교에 갔다 와서 복습과 예습도 스스로 하고, 자기 방정리도 손수하며 빨래도 직접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그것이 체질이 되고 성품이 된다. 이러한 자녀들의 성품이 형성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어머니다. 자녀들을 향한 엄마들의 마음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구별 없이 ‘사랑’이다. 한국의 엄마들이 자녀를 사랑하는 방식은 미국의 엄마들이 자녀들 사랑하는 방식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대부분의 한국 엄마들은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감성적으로 표현한다. 만일 백화점에서 어린 아이가 엄마 곁을 떠나 혼자 구경하다 엄마가 안보이자 울먹이며 ‘엄마’하고 부른다면 우리 한국엄마들은 쏜살같이 아이에게 달려가 부등켜안고 ‘아이고 어디 있었니? 잘 따라 다니지’ 하거나 ‘엄마 여기 있다’ 하고 덥석 안아주기가 십상이다. 그러나 미국의 엄마들은 엄마를 부르는 아이에게 달려가는 대신 그 자리에서 아이의 이름을 불러 아이로 하여금 엄마를 찾아오게 만든다. 아이가 엄마를 발견하면 엄마는 아이에게 다시는 엄마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야 안아준다. 등산을 갈 때 우리 한국의 엄마들은 어린 자녀가 등에 맨 배낭이 무겁다고 하면 ‘이리내, 엄마가 대신 들어줄게’ 하며 아이의 배낭을 자신의 등에 매기 쉽다. 그러나 미국 엄마는 ‘쉬어가자’ 하면서 함께 앉아 물도 마시고 간식으로 건포도도 함께 먹는다. 아이가 기운이 나면 다시 배낭을 아이 등에 매어주고 함께 등산을 계속 한다. 드디어 캠핑장에 도착하여 텐트를 함께 치는데 아이가 맡은 쪽 텐트가 자꾸만 쓰러질 때 한국 엄마는 ‘엄마가 해줄게, 넌 가서 쉬어라’ 라고 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엄마는 텐트 만드는 안내서를 펴놓고 함께 보면서 아이가 스스로 텐트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텐트가 완성이 되자 모닥불 앞에서 잠이 쏟아지는 아이에게 한국엄마는 아이를 등에 업고 텐트 속 이불에 데려다 뉘이기 쉽다. 그러나 미국 엄마는 졸린 아이를 일으켜 세워 모닥불 끄는 것을 돕게 하고 아이가 텐트까지 걸어가는 뒤를 따라간다. 아이가 신발을 벗을 동안 미국 엄마는 슬리핑백을 깔고 아이가 들어가게 한다. 슬리핑 백안에서 잠이 들려는 아이에게 한국엄마는 ‘잘자’ 또는 ‘좋은 꿈꿔’ 또는 ‘내일은 낚시하자’고 하기가 쉽다. 그러나 미국엄마는 아이를 꼭 안아주며 ‘엄마는 너를 사랑해’라고 말해준다. 한국엄마들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 일까? 아니다. 한국 엄마들은 ‘사랑’이란 말을 쓰기를 굉장히 아끼며 어려워한다. 마치 너무나 귀한 단어라서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말로 해버리면 헤픈 것 같아서일까? 3~4학년들에게 사랑 받는 소설 Frindle 의 작가로 유명한 앤드류 클레멘츠는 이 픽처북에서 미국 엄마들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어떻게 어린 자녀가 스스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 픽처북은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자녀교육의 보석 같은 지혜를 선사하고 있다. 우리 한국 엄마들은 미국 엄마들 못지 않게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기 보다는 자녀의 장래를 위해 “공부했니?” “숙제 다 했니?”라고 말하기 쉽고, 성적표를 받아오면 “잘했다”라기 보다는 “앞으로 더 잘해야지”라고 말하기 쉽다. 그리고 말로는 못하는 사랑표현 대신 공부하느라 늦게 잔 자녀를 아침마다 깨워주며, 빨래하는 시간에 공부 더 하라고 다 큰 자녀의 빨래를 해서 개켜서 서랍에 넣어주며, 침대정돈과 방 정리까지 다 해주는 한국엄마들이 많을 줄 안다. 그러나 우리 자녀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어떤 학교를 들어갔건, 성적을 잘 받았든지 못 받았든지 간에 “사랑한다”라고 말하며 꼭 안아주는 엄마의 사랑이다. 자녀들은 어차피 때가 되면 부모 곁을 떠나게 돼있다. 우리는 이세상에 우리에게 ‘선물’로 와서 자라는 동안 온갖 재롱을 부리며 우리들에게 기쁨을 준 귀한 자녀들이 커서 집을 떠날 때까지 ‘소유물’이 아닌 ‘손님’으로 맡아서 잘 키워야 한다. 마음속으로만 사랑한다고 하지 말고, 되도록 자주 사랑을 표현하되 평소에 자립정신과 독립심과 건전한 자아정체성,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미국 엄마들에게서 배워야 할 점들을 이 책을 통하여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okjoo07@gmail.com.

2012-09-28

[송온경의 책세상] 가난·인종 벽 극복한 루이 암스트롱

책제목: Play, Louis, Play! 저자: Muriel Harris Weinstein 출판사: Bloomsbury USA Childrens 출판년도: 2010 추천연령: 3~5학년 장르: 자서전 지금부터 약 100년전 미국의 남부 뉴올리언즈의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운 형편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 하여 노력한 결과 자신의 꿈을 이룬 천재적 재즈 음악가 루이 암스트롱은 오늘날의 학생들이 지녀야 할 21세기 기술을 이미 체득한 롤 모델이다. 루이가 태어나서부터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주로 그의 어린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그가 애지중지 하던 나팔의 입장에서 서술한 Play, Louis, Play! 를 소개한다. 루이가 태어나자마자 집을 떠난 아버지와 야근을 해야하는 어머니 때문에 할머니와 살게 된 어린 루이가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주일날 할머니와 함께 교회에 가서 찬송가를 부르며 박자에 맞추어 손뼉을 치면서부터였다. 그가 6살 되었을 때 병석에 누운 어머니와 갓난 여동생을 돌보기 위해 뉴올리언스의 집으로 돌아온 루이에게 길거리 악사들의 연주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었고, 그는 길거리 전당포의 진열장에 놓여있는 5달러짜리 중고나팔을 들여다 보며 입으로 나팔부는 시늉을 한다. 어머니의 뜻에 따라 학교에 들어갔지만 흑백이 분리된 학교라서 교과서도 도서실도 학용품도 없는 학교에서 5년을 다니는 동안 읽고 쓰기를 배운 루이는 어머니와 동생의 생활이 걱정된 나머지 학교를 자퇴하고 길거리에서 4인조 밴드의 일원으로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정식 음악수업을 받은 적도 없지만 이들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소질이 있어 각기 다른 곡조로 화음을 이룬다. 이 때 루이는 처음으로 음악으로 가득한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대로 improvise(즉흥연주)를 시도한다. 오랫 동안 루이가 점찍어두었던 진열장의 중고 나팔이 드디어 루이의 것이 된 후부터 이 나팔은 루이의 손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그의 분신이 되었다. 그가 11살되었을 때 우연히 발견한 총알없는 공기총을 쏘아보다가 그 떄문에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고 그 사건은 루이에게는 오히려 뜻하지 않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다. 푸르른 초원에서 꽃향기를 맡으며 처음으로 따뜻한 아침식사를 하고 깨끗한 침대시트가 깔린 침대에서 생활하게 된 루이는 특유의 미소와 친절함으로 원생들과 밴드매스터의 호감을 사게 되고 밴드매스터의 배려로 탬버린과 드럼, 그리고 마침내 트럼펫까지 불게 된다. 여러가지 잡일 등으로 가계를 돕던 루이가 18세가 되었을 때, 미시시피강을 오르내리는 리버보트의 밴드에서 연주하게 되는데 그가 연주한 코르넷(cornet)의 소리는 밤하늘의 달과 강물 사이를 누비며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다. 그가 가장 좋아한 부르스와 스윙은 후에 그가 만든 재즈의 기초가 되었다. 루이의 행운은 그가 평소에 존경하던 트럼펫 연주자 죠 올리버를 만나 그가 루이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죠 올리버가 재즈의 중심인 시카고로 옮기게 되면서 그와 합류한 루이는 가는 곳마다 마음을 다해 연주했으며, 그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림으로써 그 당시 미국에서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TV의 유명쇼에 빙 크로스비, 프랭크 시나트라 등과 같이 공연했다. 루이 암스트롱은 가난과 인종의 벽이라는 시련속에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와 트럼펫을 불며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가 남긴 무수한 음악들 중에서 “What a Wonderful World” 는 세상을 긍정적인 눈으로 보았고 적극적으로 인생을 살았던 그의 철학을 대변해주는 노래다. 개학을 앞둔 학생에게 한가지 조언을 한다면 매사에 불평을 하기 보다는 세상의 밝은 면을 바라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거든 열정을 가지고 매진하여 꿈을 이루라고 말해주고 싶다. okjoo07@gmail.com

2012-08-31

[송온경의 책세상] 남의 입장을 수용하기

자폐증 동생과 반신불수 친구 돕는 캐서린 이야기 ‘규칙’만 강요하기 보다 타인 필요한 점 이해하기 훈련 책제목: Rules 저자: Cynthia Lord 출판사: Scholastic Press 출판년도: 2006 추천연령: 4~7학년 특기사항: 뉴베리 우수상 수상 한 집안에서 태어난 형제들이라도 태어난 서열에 따라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첫째 아이는 처음에 태어나서는 부모로부터 온갖 관심과 사랑을 받지만 동생이 태어나게 되면 처지가 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어린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빼앗기는 것 같고 그것이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양부모가 모두 일을 할 때 학교에 갔다 와서 또 수시로 어린 동생을 돌보아야 하며 그로 인해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면? 설상가상으로 동생이 남의 동생들과 다를 때, 예를 들면 사람들 앞에서 바지를 내린다거나 남이 먹던 소다를 덥석 빨대로 빨아먹는다든가 한다면 동생을 돌보는 누나의 입장은 사람들 앞에서 더 난처해진다. 이 책을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수고하는 첫째들에게, 또 모든 형과 누나들과 나누고 싶다. 이 책의 겉표지는 어항속의 금붕어가 수면에 떠있는 노란색 플라스틱 장난감 오리(rubber duckie)를 놀란 듯 쳐다보고 있는 그림이다. 제목은 Rules. ‘지켜야할 규칙들’이라고 하겠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12살난 캐서린은 남동생 데이비드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집에 홈오피스를 두고 일을 하는 엄마가 동생을 돌보지 못할 때는 캐서린이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 생김새는 남들과 다를 바가 없으나 행동은 남들과 다른 동생. 캐서린이 바라는 게 있다면 데이비드가 가진 자폐증(Autism)의 증상이 좀 나아졌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캐서린은 데이비드가 남들 앞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그 때 그 때 생각날 때마다 노트에 적어준다. “금붕어 어항에 장난감 집어넣지 말기” “남들이 텔레비젼을 볼 때 그 앞을 가로막지 않기” 등등. 동생의 자폐증이 치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동생을 향한 따가운 주위의 시선에 신경이 쓰여 이웃에 이사온 동갑내기 크리스티와의 우정을 맺기가 조심스러운 캐서린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 데이빗이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를 받는 클리닉에 언어치료를 받으러 온 동년배 제이슨은 반신불수에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은 엄마가 만들어준 단어장. “배고프다” “어디 가고 싶다” ”아프다” 등 극히 제한된 단어들밖에 없는 단어장에서 해당 단어를 찾아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것을 발견한 캐서린이 “cool” “awesome” “stupid” 등 제이슨이 대화하는 데 필요한 단어들을 만들어주면서 제이슨은 캐서린과 단어카드를 이용해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입장을 수용하고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어 삶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한다. 작가는 자폐증을 가진 동생 데이비드를 사랑하며 그를 돌보고 그가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도록 지켜야 할 규칙들을 데이비드의 머리에 넣어주려고 애쓰는 캐서린이라는 주인공을 묘사하고 있다. 때로는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짐에서 벗어나고 싶고, 데이비드처럼 엄마, 아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처지를 이해하고 관용하는 착한 맏딸이다. 또 이해심이 많고 남과 다른 제이슨의 처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는 좋은 친구다. 이 책의 제목인 규칙들. 누나가 가르쳐주는 규칙들이 데이비드에게 도움이 될까? 작가는 캐서린이라는 주인공과 동생과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사람들이 만든 규칙들은 이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규칙으로 만들지 않아도 통하는 것들을 말해주고 있다. 언어치료를 받는 제이슨을 도와주면서, 자기 동생인 데이비드를 더 이해하게 되고, 규칙을 세워 강요하기 보다는 먼저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캐서린은 독자들에게 ‘소통의 시대’에 무엇이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즉,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내가 도울 수 있을 만큼 도움으로써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가르쳐주는 작품이다. okjoo07@gmail.com.

2012-08-03

[송온경의 책세상] 아이들 안의 숨은 재능 찾아내기

책제목: Savvy 저자: Ingrid Law 출판사: Dial Books for Young Readers 출판년도: 2008 추천연령: 4~7학년 쟝르: 판타지 기타: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 후편 Scumble 2010년 발행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이나 고유한 재주 또는 장기가 있다. 모짜르트나 요요마처럼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인 경우는 그리 흔치 않지만, 보통 사람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한 가지를 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재주나 장점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태어났을 때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서부터,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나 형제들로부터 보고 배운 것이 몸에 배어 습관이 되고 인격으로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 드물게는 투철한 의지와 노력으로 타고나지 않은 성격을 제 것으로 만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직 자신이 아무런 재주나 장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십대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열세 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는 소녀 미시시피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생일이 되면 나타나는 특별한 재능(savvy)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오빠 로켓처럼 전기 스파크를 일으켜 시동이 꺼진 차의 엔진의 시동을 건다거나, 오빠 피시처럼 성질이 나면 바람과 비를 불러오는 그런 힘세고 위험할 수도 있는 재능 말고, 며칠 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빠를 깨울 수 있는 쓸모 있는 재능이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특히나 죽은 줄만 알았던 애완용 거북이가 미시시피가 13살이 되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한 사건은 자신이 아버지를 살릴 수도 있다는 확신 아닌 확신을 미시시피에게 심어주었다. 가족애가 유난히 돈독한 엄마, 할아버지, 두 오빠들이 병상의 아버지를 만나러 90마일 떨어진 도시에 가기 위해 급히 집을 비운 사이, 13세 생일을 맞이하게 된 미시시피를 위해 목사님 사모님 로즈매리 여사는 교회에서 미시시피를 위한 13세 생일 파티를 열어준다. 그러나 파티나 케이크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오직 병상의 아버지를 자신의 새로운 재능으로 살려야 한다는 일념에 빠져있는 미시시피의 눈에 마침 교회에 성경책을 배달하러 온 딜리버리밴이 보이고, 그 밴에 쓰여진 주소가 아버지가 계신 병원이 있는 도시와 같음을 확인한 순간 미시시피는 주저 없이 밴의 화물칸에 올라탄다. 그러자 목사의 아들 윌 주니어가 올라타고, 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시시피의 오빠 피시와 목사의 딸 16세 바비가 올라탄다. 그들의 존재를 알 길이 없는 운전수 레스터는 웬일인지 병원의 위치와 정반대로 운전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운전자에게 말 할 수도 없는 처지의 미시시피의 속은 애타는데… 설상 가상으로 레스터는 갑자기 버스를 세우더니 길에서 차가 고장나 구조를 외치고 있던 웨이트리스 릴을 버스에 태우면서 7세 샘슨, 미시시피, 윌 주니어, 피시, 바비 등 5명의 미성년자들과 자아감이 결여된 성경책 딜리버리맨 레스터, 이해심이 많은 웨이트리스 릴 일행의 계획 없던 버스 여행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궁금증을 느낄 수 있다. 과연 레스터는 자신의 밴에 무단 승차한 아이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것인가? 릴은 자신을 해고할지도 모르는 다이너에서 약속대로 일행의 저녁을 사줄 수 있을까? 레스터가 볼일을 보고 나서 아이들을 목적지에 데려다 주려면 하룻밤을 자야 하는데 어떻게 그 문제가 해결이 될까? 로즈매리 여사는 갑자기 사라진 5명의 아이들의 행방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을까? 만일 미시시피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과연 아버지를 깨울 수 있는 재능(Savvy)을 발휘할 수 있을까? 작가는 독자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서스펜스를 잃지 않으며 다 읽고난 후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이 책의 등장인물들 하나 하나에게 고유한 인격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성경책 딜리버리 밴에 24시간 동안 함께 동승한 4명의 십대들을 통해 그들이 가진 고유한 약점, 새로 형성되는 우정, 이성에 관한 관심, 형제애, 자아감의 발현, 성숙하는 과정 등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작가가 수시로 사용하는 직유법(simile)으로 작가만의 풍부한 언어 세계도 즐길 수 있다. 종전의 환상소설(Fantasy)들에서 흔히 마법(magic)으로 처리되던 것들을 savvy라는 단어로 표현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의 소년 소녀들에게 자신이 가진 고유한 장점이나 숨은 재능을 스스로 찾을 것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 주인공 13세 미시시피와 운전수 레스터를 통해 타인의 부정적인 코멘트나 의견에 의해 일그러져 있던 자신의 자아상을 자신의 힘으로 회복하고 스스로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연 미시시피에게 주어진 savvy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성장통을 겪고 있는, 또는 앞으로 겪게 될 4~7학년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okjoo07@gmail.com.

2012-07-20

[송온경의 책세상] 여름 독서의 공포?

책제목: Summer Reading is Killing Me! 시리즈 제목: The Time Warp Trio(타임 와프 트리오) 저자: Jon Scieszka(존 시에스카) 삽화가: Lane Smith(래인 스미스) 출판사: Viking 출판년도: 1998 추천연령: 3~5학년 이번 여름방학을 맞이하면서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여름방학 독서목록(Summer Reading List)을 선생님으로부터 받았을 것이다.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방학 동안 독서목록에 있는 책들 중에서 책을 읽고 선생님이 내준 과제를 하는데, 필자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은 방학 내내 하루에 30분씩 책을 읽고 읽은 책의 제목을 독서 캘린더에 기록하고 부모님의 사인을 받아 개학 날 가져와야 한다. 또 읽은 책에 대해 활동지(Worksheet)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개학이 된 후에 학교에서 읽은 책에 대한 에세이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고등학생들이 읽어야 하는 책들은 아주 분량이 많기 때문에 대개는 두 권정도를 읽고 개학이 되면 독후감(Essay)을 써서 내는 경우도 많다. 그 외에 학교에서 내주는 여름독서 과제에 구애 받지 않고 학생개개인이 얼마든지 독서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다. 두 달 동안의 여름방학은 학교에 다니느라 평소에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고, 뉴욕주 전역의 공공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여름 독서프로그램에 가입해 책을 많이 읽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되면 보통 일주일에 한번씩 공공도서관에 가서 자녀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게 하고 다 읽고 나면 도서관에 가서 읽은 책에 대해 리포트하고 스티커나 작은 선물도 받는다. 도서관에 와서 열심히 책을 고르고, 읽고, 리포트하는 다른 학생들을 보면 자기도 더 읽고 싶은 동기부여가 된다. 여름방학이 끝날 때 쯤이면 여름독서 프로그램 페스티벌이 벌어지는 곳도 있다. 반스 앤 노블(Barnes and Noble) 서점에서 실시하는 여름독서프로그램에 가입하여 정해진 수만큼 책을 읽고 리포트하면 선물도 책도 준다.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제목을 보면 여름방학 때 해야 하는 독서 과제 때문에 죽겠다는 푸념으로 들린다. ‘The Time Warp Trio’ 시리즈의 하나인 이 책에서는 그 동안 중세시대로, 서부시대로, 석기시대로, 고대이집트로, 2095년의 미래로 시간여행을 했던 죠, 샘, 프레드 등 세 친구가 이번에는 여름독서를 둘러싸고 또 하나의 목숨을 거는 모험을 하게 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에서 준 여름 독서목록을 보면서, 이번 여름방학에는 절대 책 가까이에도 가지 않겠다던 세 친구들은 죠의 책장에 있는 마법의 책(The Book)속에 프레드가 실수로 여름 독서목록을 끼워 넣으면서 원하지 않은 시간왜곡(time warp)현상에 빠져들게 된다. 초록색 연기가 삼총사를 에워싸면서 그들은 서머 리딩 리스트에 수록된 책들 속에 나오는 호기심 많은 조지(Curious George), 개구리와 두꺼비(Frog and Toad), 조지와 마싸(George and Martha), 엄마 거위(Mother Goose), 피터 래빗(Peter Rabbit), 매리 포핀스(Mary Poppins), 삐삐 롱스타킹(Pippi Longstocking), 라모나(Ramona) 등의 선한 주인공들과 그들을 괴롭히는 트롤, 악마, 해적, 외눈박이 거인(Cyclops) 등의 악한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로부터 죽을 뻔한 위기를 맞게 된다. 목숨을 걸고 악한들과 싸우던 그들은 빨간머리 앤, 작은 아씨들, 낸스 드루, 베이비시터스 클럽 등에 나오는 여주인공들을 합한 것 같은 소녀의 도움으로 프레드가 마법의 책에 꽂혀있던 서머리딩 리스트를 극적으로 빼내자 초록색 연기가 책 속의 모든 등장인물들을 회오리바람처럼 휩쓸고 가고 삼총사는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는 만화 같은 이야기다. 이 소설은 우선 제목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독서를 평소에 좋아하는 학생이나 독서를 별로 안 좋아하는 학생 모두들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어 할 듯하다. 레인 스미스(Lane Smith) 특유의 삽화는 특히 평소에 책을 좋아하지 않거나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3~5학년 남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소설들이 모두 양서 목록에 있는 책들이어서 초등학생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책들도 읽고 싶은 동기부여를 받기 바란다. okjoo07@gmail.com

2012-07-06

[송온경의 책세상] 책 가까이 하는 여름방학

책제목: Cody Unplugged(코디의 여름캠프) 저자: Betsy Duffey(베시 더피) 출판사: Puffin Books 출판년도: 1999년 추천연령: 2-4학년 대부분의 학군에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두 달이 넘는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일생이 달라질 수 있다. 우선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을 할 수 있고,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도 느끼고,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들도 읽을 수 있다. 가족들과 여행을 하거나 야외캠프에서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고, 평소에 취약했던 과목에 대해 공부함으로써 새학년에 대비도 할 수 있다. 책에서 만난 글귀가 한 사람 인생의 좌우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집에서 할일 없이 비디오 게임이나 소셜 미디어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디오게임에 대해 조사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미국 전체 가정의 65%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으며 전체 비디오 게임 사용자의 25%가 18세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들은 1주일에 18시간을 비디오 게임에 소비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2년전에 발행된 ‘Cody Unplugged’라는 책의 제목을 직역하면 ‘플러그가 빠진 코디’다. 이 책은 방과후나 토요일에 TV삼매경이나 비디오 게임에 빠져 사는 초등학교 남학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학교가 없는 날이면 늘 TV리모콘을 손에 들고 사는 주인공 코디가 여름방학을 맞이한다. 그야말로 전자제품을 늘 가지고 사는 코디를 ‘Cody Plugged’라고 한다면 ‘Cody Unplugged’는 ‘전자제품이 없는 코디’라고 할 수 있다. 코디의 엄마는 코디가 여름방학 동안 비디오 게임에 중독될 것을 우려해서 1주일간 베어 마운틴의 야외 캠프에 보내기로 결심한다. 엄마의 권유에 마지못해 캠프에 가는 코디. 캠프로 떠나는 버스에 타면서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곰에게 공격 당하지 않을까’ 등 여러 가지 걱정에 사로잡힌 코디는 매일같이 넘어야 할 산(어려움)이 있는 캠프 생활에 잔뜩 주눅이 들어 있다. 그러나 코디는 캠프에 도착하자 마자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원주민들의 방식대로 자신에게 맞는 동물 이름으로 불리면서 점차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또 캠프생활을 통해 자기뿐이 아니라 평소에 자신감이 넘쳐보였던 친구에게도 약점이나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면서 자연과 함께 보내는 1주일간 TV와 비디오 게임과 마이크로 오븐 등 전기·전자제품이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 비디오 게임에서 가끔씩 돌출하는 물체들이 캠프 생활에서 뱀이나 곰 등 주의해야 할 목표들과 비슷하고 비디오 게임 못지 않게 스릴 있는 캠프 생활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사히 살아 돌아오는 기분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될 즈음 코디는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많은 학생들이 이 이야기를 읽고 여름방학 동안에 비디오 게임 대신 야외활동이나 독서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실에 TV 대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를 마련해 가족들이 둘러앉아 함께 책 읽을 것을 권한다.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게임 중독이나 인터넷 채팅에 빠지지 않도록 자녀가 컴퓨터를 쓸 때는 가족들이 있는 거실에서 쓰게 해야 한다. 또 자녀들의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적당한 야외캠프 프로그램이나 건전한 봉사활동, 소일거리를 찾아 온라인 게임이나 소셜 미디어가 아닌 자연과 친해지고 책과 벗삼는 알찬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okjoo07@gmail.com.

2012-06-22

[송온경의 책세상] 영어로 재탄생 된 토끼와 거북이

책제목: Rabbit and the Dragon King 저자: 다니엘 산수시(Daniel San Souci) 삽화가: Eujin Kim Neilan 출판년도: 2002 년 추천연령: K-4 학년 5월 아시아 태평양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하여 미국학생들에게 아시아 특히 한국의 문화 유산에 대해 가르쳐 주려면 예로부터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구전문학을 소개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리나라의 옛날 이야기들에는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예의범절이라든가 옛 사람들이 중시했던 덕목들과 생활습관 등이 서려 있어 학생들은 전래동화를 읽으며 그 속에 내포된 의미나 주제를 능동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특히, 동양의 전래동화와 서양의 전래동화에서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분석·종합·적용 등을 하게 함으로써 학생은 한 단계 더 높은 사고활동을 하게 된다. 한국의 전래동화 중 ‘토끼의 간’ 이야기는 원래 ‘별주부전’이라는 판소리에서 유래된 옛날 이야기인데, 미국의 아동문학작가 다니엘 산수시는 이 옛 이야기에 자기의 생각을 가미하여 “토끼와 용왕”이라는 제목의 영어 그림 책으로 발간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용왕은 그야말로 엄살장이에 꾀병쟁이이다. 어느날 용왕의 등살에 온 용궁안이 어수선해지자 왕비가 아이디어를 낸다. 어차피 만병통치약이란 없으니 아무 것이나 약이라고 둘러대면 그 말을 믿고 용왕의 병세가 나아질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에 왕실의 마법사인 복어가 둘러대기를, “용왕님이시여, 토끼의 심장을 드시면 지병이 나으실 것이옵니다.” 그 말에 용왕의 얼굴은 환해졌고 이에 상어, 문어, 황새치 등 산하들은 토끼를 잡아오겠다고 나섰으나 거북이가 나서서 말하기를 “저의 할아버지가 오래전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겼나이다. 저만큼 토끼의 생김새를 잘 아는 동물이 없는줄 아뢰옵니다.” 그렇게 거북이가 오랜 시간동안 헤엄을 쳐서 토끼를 만나고 용궁까지 데려가는 것까지는 기존 내용과 다를 바 없다. 드디어 토끼를 대면한 용왕은 ‘나의 병이 낫기 위해 너의 심장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꾀많은 토끼는 자신의 심장을 뭍에 놓고 왔다고 둘러댄다. 이를 믿은 용왕은 토끼를 육지로 돌려보낸다. 거북이편에 심장을 보내는 조건으로. ‘토끼의 간’에서는 육지에 도착한 토끼가 거북이 약을 올리며 도망가는 것으로 끝나지만 산수시의 책에서는 토끼가 아주 잘 익은 홍시감을 자기의 심장이라고 속이고 거북이에게 내민다. 충신 거북이가 가지고 간 홍시감을 먹은 용왕의 병세는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난다. 의진 김 닐란이 그린 이 그림책의 바닷속 풍경과 용궁의 모습은 디즈니 만화영화인 “Under the Sea”를 연상시키며, 등장인물 중 토끼는 아주 영특하고 귀엽게 묘사되고 있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왕비가 나타나 용왕의 꾀병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목은 전래동화들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착한 인물이냐 나쁜 인물이냐의 문제를 떠나 실질적이고 현대적인 인물을 통해 독자들은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된다. 또한, 매직 샌드를 뿌린 토끼가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해리 포터와 그의 일행이 플루 파우더(Floo Powder)를 뿌리고 날아다닐 수 있었던 것을 연상시키며 혹시라도 ‘엄마, 토끼가 어떻게 물속에서 숨을 쉬어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좋은 해답을 제공한다. 토끼가 용왕의 병이 낫기를 비는 마음에서 홍시를 자신의 심장이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다르다. 이 때 자녀에게 물어보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쁘지만 토끼가 한 거짓말은 정말로 나쁜 것이었을까? 너 같으면 어떻게 했겠니?’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말로 해보게 하고 글로 써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okjoo07@gmail.com.

2012-05-25

[송온경의 책세상] 함께 어울리는 세상

책제목: One 작가/삽화가: Kathryn Otoshi 출판사: KO Kids Books 출판년도: 2008년 추천연령: K-4학년 쟝르: 그림책 왕따(괴롭힘·Bullying) 문제가 한국과 미국에서 심각하다. 왕따를 예방하려면 우선 자녀에게 어릴 적부터 왕따 예방 또는 대처 교육을 시켜야 한다. 자신이 왕따를 당하거나 남이 왕따를 당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어린이들에게 색깔과 모양과 숫자만 가지고 간결하게 표현한 그림책을 소개한다. 아주 조용한 성격의 파란색이 있었다. 그는 파란색임을 즐겼지만 가끔은 해처럼 빛났으면 연두색처럼 밝았으면, 또는 보라색처럼 당당했으면, 또는 주황색처럼 쾌활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엔 자신이 파란색임에 만족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열의 색, 빨간색이 다가오더니 “난 아주 멋진데 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파란색은 자신을 쳐다보며 숨고만 싶어진다. 이를 지켜본 노란색이 파란색을 달래며, “파랑은 아주 젊잖은 색이야”라고 말해주지만 노란색은 절대로 빨간색 앞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파란색을 놀리지 마”라고 말한 적도 없었고. 연두, 보라, 그리고 주황색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파란색을 놀리는 빨간색에게 그만두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자 빨강은 점점 더 커져서 아주 커다란 빨간색 동그라미가 되어 모든 색깔들을 놀리는 게 아닌가? 그러자 모두들 조금씩 우울해졌다(Everyone felt a little blue). 이 때 숫자 1이 등장한다. 우울한 색깔들은 재미있는 1 때문에 모처럼 화기애애하게 웃고 그 소리를 들은 빨간색이 그만들 웃으라고 소리를 지른다. 빨간색이1에게 ‘웃지마’하고 소리치지만 1은 꼿꼿이 맞서서 “못해”라고 대꾸한다. 그 기세에 빨간색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1은 다른 색깔들에게 빨간색이 또 왕따를 하거든 등을 꼿꼿이 펴고 “안돼”라고 말하라고 가르친다. 이 말에 모든 색깔들이 용감해지면서 2, 3, 4, 5 등의 숫자들로 바뀐다. 이를 본 빨강은 점점 더 화가 나서 “빨강은 멋있어, 그러나 파랑은 아니지”라고 놀려댄다. 이 순간 파란색이 꼿꼿이 서서 6이라는 숫자로 변한다. 하지만 파란색은 자신을 놀려댄 빨간색에게 “빨강은 정말 멋있어, 그렇지만 파랑은 완전 근사해” 라고 말한다. 화가 치민 빨강이 파랑을 치려하지만 1에서 6의 숫자들로 변한 여러 색깔들이 빨강을 에워싸고 “안돼”라고 크게 외친다. 그러자 빨강은 점점 줄어들면서 어디론가 굴러간다. 이때 파랑이 빨간색을 향해 “빨강은 멋있고, 파랑은 근사해, 그치”라고 외친다. 이 말을 들은 빨강이 그 자리에 멈춰서고 1은 “빨강도 숫자가 될 수 있어”라고 말해준다. 그러자 록앤롤 춤을 한바탕 춘 빨강이 “짠”하고 행운의 7로 변하자, 다들 “Everyone Counts” 라고 외친다. 그 동안 남들을 놀렸던 빨강이그룹의 일원이 되어 모두들 웃으며 즐거워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왕따를 없애려면 용기를 내어 당당히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합심하여 왕따 가해자를 물리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왕따 가해자도 변화를 시켜 모두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okjoo07@gmail.com.

2012-04-27

[송온경의 책세상] 예비대학생들에게 주는 선배의 조언

책제목: Poetry for Young People: Robert Frost 편집자: Gary D. Schmidt 삽화가: Henri Sorensen 출판사: Sterling Publishing Company 출판연도: 1994년 추천연령: 3-7학년 쟝르: 시집 유난히도 따뜻했던 겨울 뒤에 봄이 왔다. ‘사자같이 찾아 왔다 양같이 나간다’는 3월이 소리 없이 지나가고 어느 새 찾아온 4월은 12학년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에게는 ‘잔인한 달’이다. 입학허가 통지를 보내준 대학들 중에서 한 곳을 골라 5월 1일까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꿈꾸던 대학에 갈 수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학비 또는 다른 이유 때문에 자신의 제 1순위 지망 대학을 포기하고 제 2순위에 가야만 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두 가지 선택을 앞에 놓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시점이 종종 찾아온다. 올바른 결정과 현명한 선택은 보람된 장래를 보장하지만, 잘못된 판단과 우매한 선택은 어려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신의 행동과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성장과정에서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제 두 달만 있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활을 시작할 예비대학생들이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기 앞서 심사숙고해야 할 절차가 있다. 우선 2~3군데 가장 가고 싶은 대학들을 정한다. T Chart를 이용하여 각 대학들의 조건들(학비·위치·학생의 인종적 분포·전공)을 정리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 하는데 고려해야 할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각 학교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들을 잘 검토하여 가족과 함께 결정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가보지 않은 길에는 항상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집”에는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미국이 낳은 가장 사랑 받는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주옥 같은 시들이 실려있다. 뉴잉글랜드 지방의 자연의 아름다움(흰눈, 까마귀, 자작나무, 시냇물, 목초밭, 가을철의 나뭇잎 등)을 작가의 언어로 포착하여 쓴 시들이 각 계절별로 실려있고 편집자가 각 시마다 간단한 설명을 달아놓았다. 그 중에서 노랗게 물든 가을의 숲속길을 들여다 보고 어떤 길로 갈까 망설이는 소년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이 있다. 이 시는 눈부신 4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 예비대학생들의 마음을 잘 나타내주는 듯 하다.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번역: 송온경)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네 애석하게도 두 길을 다 갈 수는 없어서 난 한참을 서서 한 길을 저 멀리 쳐다보았네 덤불 속에서 그 길이 구부러지는 곳까지. 그러나 난 다른 길을 택했네 왜냐하면 그 길은 풀로 덮여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하긴 두 길 모두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정도는 아주 비슷했겠지만. 그날 아침 두 길 다 사람들이 밟지 않은 낙엽들로 덮여있었네 아! 난 첫 번째 길은 다음에 걷기로 했네! 길은 다른 길로 연결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곳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먼 훗날 나는 한숨을 지으며 이렇게 말하겠지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지만,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선택했다고, 그리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이 시에서처럼 예비대학생들이 5월 1일까지 한 대학교를 정하게 되면 이제는 그 길을 가야 한다. 그리고 5월과 6월 고등학교의 마지막 두 달 동안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여 후회 없는 학창생활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고무적인 것은 이 시가 쓰여진 지 거의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한 번 대학을 선택했어도 얼마든지 자신의 노력과 신념에 따라 다른 전공으로 바꿀 수도, 다른 대학으로 편입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즉, 두 갈래 길이 시작되는 곳으로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선택을 잘 하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하자. 예비 대학생들이여, 꿈을 가져라. 그리고 그 꿈을 향하여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기 바란다. 아직 자신의 꿈을 찾지 못했거든 대학에 가서 자신이 평생 열정을 바쳐 일할 수 있으며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라. 시간은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 분 일 초도 헛되이 낭비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생의 선배로서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okjoo07@gmail.com

2012-04-13

[송온경의 책세상] 픽션이 좋을까, 논픽션이 좋을까…골고루 읽어야

뉴욕주 새 학습기준, 다양한 독서 권장 건전한 소설책 읽기 억지로 막지 말아야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운동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다름 없다.” 발명왕 에디슨의 말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면 자연히 책을 좋아하게 되고,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읽기능력도 향상돼 공부하는 요령이 생긴다. 공부가 재미있으니 생활태도도 향상된다. 독서를 많이 한 학생들의 학교성적이 높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독서를 성적의 지렛대로 생각하고 억지로 독서를 하게 하거나 학생이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고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뉴욕주가 최근에 채택한 학습기준에 따르면 이제부터 학생들은 픽션과 논픽션을 골고루 읽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이제까지는 학생들이 여가를 이용하여 독서를 할 때 주로 픽션이나 시리즈물을 읽는 경향이 많았다. 1997년에 처음 선을 보인 해리 포터(Harry Potter)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7편이 출간됐으며 첫 시리즈가 선을 보인지 1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책은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해리 포터는 어려서 사고로 양부모를 잃고, 친척집에 얹혀 사는데 어느날 명문 마법의 학교에서 부엉이를 통해 보내온 입학통지서를 받으며 갑자기 여러 가지 일이 발생하게 된다. 한편 2004년 온라인의 'FunBrain.com'에 처음으로 소개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Diary of a Wimpy Kid'는 2007년 책으로 출간돼 연속 베스트 셀러에 랭크 돼왔다. 집에서는 응석쟁이 어린 동생과 짓궂은 형의 사이에 끼이고, 학교에서는 덩치가 크거나 인기가 많은 학생들 사이에 끼어 단짝인 라울리와 함께 아무에게서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그럭 저럭 하루 하루를 보내는 중학생 그렉 헤플리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부터 중학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 책들의 주인공인 해리나 그렉이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잘 생기고 완벽하기 때문일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민감하게 느끼는 ‘키가 작다’ ‘못생겼다’ ‘인기가 없다’는 자아콤플렉스나 형제간의 경쟁, 가족, 친척과의 갈등을 그들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해리나 그렉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계속 읽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설들은 특히 평소에 책을 즐겨 읽지 않는 남학생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심어줬고, 그 여파로 읽기 능력까지 키워준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일단 첫 번째 책을 끝내고 나면 그 다음이 궁금해 계속해서 속편이 나올 때마다 읽게 되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보다 'Wimpy Kid'시리즈는 줄거리가 단순하고 쉽게 쓰여져서 읽기능력에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필자의 학교도서관에는 7권 모두 서가에 꽂히기도 전에 학생들이 앞다퉈 빌려간다. “우리 아이는 소설만 즐겨 읽는데 어떻게 하나”라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있다. 아무리 영어 표준 시험에서 논픽션에 대한 지문이 많이 출제된다고 해서 자녀가 좋아하는 소설을 못 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읽기능력에 맞는 책을 자신이 직접 골라 읽을 때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가 돼 독서활동을 즐기게 되고 독서의 효과도 높다. 학교에서 숙제로 내 준 책은 밀어둔 채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펴고 줄줄 읽고 있는 자녀를 보면 자유 독서만큼은 본인이 직접 책을 골라 읽게 하는 게 좋겠다. 논픽션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픽션을 읽을 때처럼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는 덜하다. 지난 17일자 뉴욕타임스에서는 독자들이 즐겨 읽는 픽션에서 전개되는 상세한 인물이나 배경묘사, 강렬한 느낌을 주는 언어, 또는 등장 인물 사이의 감정의 교차 등이 우리의 뇌를 자극하며 우리의 실제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과학계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라벤더’ ‘계피’ ‘비누’등의 단어들은 우리 뇌에서 언어 영역뿐 아니라 냄새를 관장하는 영역에서도 반응을 끌어낸다고 한다. 우리가 재미있는 명작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생각과 느낌 속으로 빠져들어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시대와 공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의 뇌가 냄새나 촉각 등 동작의 묘사에 반응하는 것처럼 소설 속 주인공들 간의 상호작용에도 실생활속에서 일어난 인간 관계처럼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픽션을 자주 읽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하고 동정과 연민을 가지게 되며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진다고 한다. 동정심이 남보다 많은 사람들은 소설을 더 좋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0년 연구에 의하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란 유아들일수록 더 예민한 ‘마음의 이론’(다른 사람의 의도하는 바를 마음의 지도로 그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위대한 명작을 읽는 것은 그 동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를 성숙하게 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시킨다. 뇌 과학은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한 것이다. 뉴욕 주 학습기준이 아무리 논픽션을 강조한다고 해도 우리 자녀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서 건전한 소설책을 읽고 싶어한다면 말리지 말자. 요즘 아이팟·아이패드·아이폰 등 소형전자기기를 손에 들고 온라인 게임이나 웹서핑,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많은데 자녀가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면 그 얼마나 건전한 여가선용인가? okjoo07@gmail.com

2012-03-30

[송온경의 책세상] 시각·청각·언어장애도 비전 막을 수 없었다

책제목: Helen Keller 저자: David A. Adler 삽화가: John Wallner 출판사: Holiday House, Inc. 출판년도: 2006 추천연령: 1-3학년 쟝르: 전기 “앞을 보지 못하는 것보다 더 안된 것은 볼 수 있는 눈은 있지만 비전이 없는 것이다.” 헬렌 켈러의 말이다. 3월은 여성역사의 달로 초등학교 학생들은 미국 역사상 존경할 만한 업적을 남긴 여성이나 현존하는 여성들 중에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여성들에 대해 배운다. 헬렌 켈러에 대한 자서전은 많지만 1학년 학생들에게는 오늘 소개하는 데이빗 애들러의 책이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중요한 포인트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1880년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난 헬렌 켈러가 두 살 가량 되었을 때 열병에 걸려 눈과 귀가 멀게 된다. 1학년 학생들 중에 ‘blind’ 와 ‘deaf’라는 단어를 잘 모르는 학생들은 이 때 새로운 단어들을 배운다. ‘갑자기 아무것도 안 들리고 주위가 깜깜하기만 한 헬렌이 어떤 기분이었을까’ㅇ라고 묻자 학생들은 ‘angry’ and ‘frustrated’ 라고 대답한다.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몸짓, 손짓으로 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로 인해 반항적인 기질이 된 헬렌은 6살때 앤 설리번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그 동안 절망적이고 막막했던 세계에서 희망이 가득한 새로운 세계로 돌입하게 된다. 헬렌의 손에 인형을 쥐어주고 다른 손바닥에 ‘doll’이라고 써주어도 이해하지 못하던 헬렌은 어느날 설리번 선생이 자신의 손을 차가운 물에 담그고 다른 손에 ‘w-a-t-e-r’라고 쓰자 갑자기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열심히 주위의 모든 사람과 물건들의 이름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대목에서 학생들은 감동을 받는다. 그 후 설린번 선생님을 통해 수백 개, 수천 개의 단어들을 깨우친 헬렌은 8살때 보스턴의 퍼킨스 맹인학교에 진학한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프랑스의 브렐이 고안한 점자을 배우고 농아들을 위한 수화도 익힌 헬렌은 타고난 천재적인 재능으로 명문 래드클리프 대학에 입학한다. 대학을 다니면서 헬렌은 그 유명한 자서전 ‘The Story of My Life’를 집필, 그녀의 이야기가 전세계에 있는 수백 만의 독자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앞을 못보고 귀도 들리지 않지만 읽고, 쓰고, 말하기를 배운 헬렌 켈러는 전 세계를 다니며 전쟁 중에 시력을 잃은 군인들, 소외 계층의 사람들, 빈곤계층의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시각·청각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여성참정권, 사회의 정의 실현, 인종간의 편견, 부패한 정치인, 기업가 그리고 전쟁의 참상에 대해 토로함으로써 사회 개혁에 앞장선 위인이다. 헬렌 켈러는 자신의 핸디캡이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을 위해 쓰여질 수 있을 것이라는 통찰력과 자신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역경에도 굴복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늘 행복하게 살았다고 그녀의 책 ‘How I Would Help the World’에서 술회하고 있다. 톰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 헬렌 켈러를 나폴레온 보나파트와 견주고 있다. “19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둘 들라면 나폴레온과 헬렌 켈러라고 하겠다. 나폴레온은 무력으로 세계를 정복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헬렌 켈러는 마음의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 했고 성공했다.” 실제로 헬렌 켈러는 세계를 정복하려 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도우려 했다는 표현이 맞다고 레이 실버맨은 말하고 있다.

2012-03-16

[송온경의 책세상] '구강 청결' 교육 필요하다면 이 책을…

책제목: Dog Breath!:The Horrible Trouble with Hally Tosis 저자/삽화: Dav Pilkey(데이브 필키) 출판사: Scholastic 출판년도: 2004 추천연령: K-2 2월은 ‘전국 어린이 치아 건강의 달’이자 ‘애완동물 치아건강의 달’이었다. 어린이들에게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후에 그리고 자기 전에 이를 잘 닦아야 한다고 말로만 하는 것보다 구강 청결에 관한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어주면 어떨까? 할리(Hally)는 토시스(Tosis) 가족의 애견이다. 주인의 말을 잘 듣고 붙임성이 있으며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이 강아지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입냄새였다. 어린 남매와 엄마, 아빠는 그런대로 할리의 입냄새를 견디고 살만 했으나, 어느 날 남매의 할머니가 토시스 가족을 방문하면서 일이 벌어진다. 반갑다며 달려드는 할리의 입냄새 때문에 할머니가 기절하자 토시스 가족은 할 수 없이 할리를 다른 집으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이 때 1학년 학생들에게 할리의 입냄새를 없앨 좋은 방법이 있을까 하고 물으니 “이빨을 닦아준다” “구강청결제로 입냄새를 없앤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야기 속의 두 남매는 할리의 입냄새를 없애려고 여러 가지 궁리를 한 끝에 할리를 데리고 ‘기가 막힌 경치(Breath-Taking View)가 있는 폭포로 데려간다. 우리가 아주 멋진 경치를 봤을 때 ‘기가 막히다’라고 표현한다. 원래는 ‘기(氣)가 막힌다‘라고 하면 ‘기운이 꽉 막혀서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뜻인데, 멋진 경치를 반어법으로 ‘기가 막힌 경치’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영어에서 ‘기가 막힌 경치’를 ‘Breathtaking view’라고 표현한다.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멋진 경치’라고 할까? 이 책에서 저자인 데이브 필키는 이러한 영어의 이중적 표현들을 아주 재치 있게 사용하고 있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두 남매는 문자 그대로 breath(입냄새)를 taking(가져갈) view(경치)를 보면 할리의 입냄새가 없어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지나가는 행인들이 할리의 입냄새 때문에 모두 반대쪽 길로 피해가는 것이 아닌가? 첫 번째 작전이 실패하자, 두 남매는 할리를 데리고 영화관에 간다. 영화 제목은 ‘Breath of a Salesman”인데 영화 속의 두 남녀가 갑자기 할리의 입냄새 때문에 코를 찡그리며 방향제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영문을 모르는 할리는 관객석에서 입을 벌린채 웃고 있지만 그의 구취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이 기절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 번째 작전도 실패. 두 남매는 마지막으로 할리를 데리고 롤러코스터를 타러 간다. 롤러코스터의 초고속 스피드와 짜릿한 전율이 할리의 입냄새(breath)를 가져갈(taking) 것으로 기대했으나 왠걸, 오히려 할리 뒤에 탔던 모든 탑승자들이 할리의 입냄새로 인해 기절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하는 수 없이 내일이면 할리를 동물보호소로 보내야 하는 남매가 할리를 붙들고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은 후 할리의 운명이 뒤바뀌는 일이 일어난다. 그날 밤 토시스 가정을 털러 들어온 밤손님 두 명이 집을 지키던 강아지 할리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가가다 그만 할리의 입냄새에 기절을 하고 그 다음날 할리는 일약 범죄퇴치의 공을 세운 명견으로 신문에 대서 특필된다. 이때 1학년 학생들에게 물어본다. 할리는 동물보호소에 보내졌을까? “NOooooooo!”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리의 입냄새를 제거했을까? 아무도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을 때 마지막 페이지를 읽어준다. 토시스 가족은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기꺼이 할리를 데리고 살기로 결정한다. 단, 가족들은 코를 빨래집게로 꽂은 채…. 왜냐하면 작가 데이브 필키는 영어로 “Because life without Hally Tosis wouldn’t make any scents”라고 표현하고 있다. 직역하면 “할리 없는 세상은 냄새가 없기 때문에”이지만 독자들에게는 “Because life without Hally Tosis wouldn’t make any sense”(할리 없는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라고도 들린다. 주인공 강아지 할리 토시스의 이름은 사실은 구강의 악취(bad breath) 를 뜻하는 halitosis 라는 의학용어에서 따왔다. 두 가지 뜻을 가진 영어 표현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게 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미국 가정의 39%가 한 마리 이상의 애완견을 데리고 살며, 그 중 21%는 동물보호소에서 데리고 왔고, 애완견을 위해 정기 검진 및 예방 접종 등의 비용으로 연평균 248달러를 지불한다는 통계자료에서 미국 사람들이 얼마나 개를 사랑하고 아끼는 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개를 좋아하는 저학년 학생들이 즐겨 읽으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청결하게 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아주 유익한 그림책이다. 또 각 학생이 대본을 들고 읽는 리더스 시어터(Reader’s Theatre)를 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okjoo07@gmail.com

2012-03-02

[송온경의 책세상] 자유 찾아 목숨 건 노예 청년의 이야기를 돌아본다

책제목: Henry’s Freedom Box: A True Story from the Underground Railroad 저자: Ellen Levine 삽화가: Kadir Nelson 출판사: Scholastic 출판년도: 2007 추천연령: 1~4학년 특기사항: 칼데캇 우수상 수상 “행복의 비밀은 자유에 있고, 자유의 비밀은 용기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였던 투키디데스의 말이다.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사선을 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종종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돼왔다. 태어날 때부터 남의 소유가 되어야 했던 때, 미국의 노예제도 하에서 자유를 찾아 나무상자 안에 들어간 한 젊은이의 실화를 소개한다. 헨리는 자기의 나이를 모른다. 일곱살 쯤 된 헨리는 엄마와 형제들과 함께 주인의 저택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했다. 어느 날 병석에 누워있던 주인이 헨리와 엄마를 조용히 불렀다. 그 당시만 해도 마음씨 좋은 주인들이 노예들에게 자유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혹시나 하고 기다린 모자에게 떨어진 말은 “내가 몸이 아파 내 아들에게 너희를 보내니 가서 거짓말 하지 말고 일을 잘 하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일을 잘 하던 헨리는 주인의 아들이 경영하는 담배공장에서 담뱃잎을 마는 일을 한다.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한 헨리는 어느 날 길에서 만나 알게 된 여자노예와 결혼하게 되고 세 자녀를 둔다. 자유는 없었지만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그런대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아내가 근심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주인의 사업이 잘 안되어 우리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팔려갈 것 같아요….” 며칠 후 헨리가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세 아이들은 물론 아내까지 수레에 실려 팔려가는 것을 본 헨리는 절망한다. 다시는 그의 가족을 볼 수 없음을 깨달으며. 어느 날 아침 절망에 빠져있던 헨리에게 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창공으로 날아 오르는 것을 본 헨리는 ‘자유’의 의미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그러나 ‘어떻게 자유를 찾지’ 생각하던 헨리는 사람이 웅크리고 들어갈 만한 나무 상자를 들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스미스를 찾아간다. 스미스는 백인이지만 노예제도에 반대하던 사람이었다. “저를 노예제도가 없는 곳으로 부쳐주세요”라는 헨리의 청에 스미스씨는 필라델피아의 친구 집 주소를 박스에 적는다. “조심해서 다루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다음날 새벽 스미스씨를 만난 헨리는 나무상자에 들어가고 상자 뚜껑을 못으로 박아 단단히 닫은 후 스미스씨는 박스를 우체국에 싣고 가 화물로 부친다. 그 속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하는 우체국 직원들은 그야말로 헨리의 나무상자를 짐짝처럼 험하게 다루고 상자 속에서 거꾸로 웅크린 채 숨소리도 못 내고 있던 헨리의 박스는 워싱턴시에서 증기여객선으로 옮겨지게 된다. 다시 기차의 화물칸으로 옮겨진 헨리가 기차의 칙칙폭폭 소리에 맞추어 잠이 들었을 때, “헨리, 자네 괜찮나”하며 밖에서 상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상자의 뚜껑이 열리고 네 명의 남자들이 미소를 띈 채 헨리를 맞이한다. “필라델피아에 온 것을 환영하네”라면서. 헨리가 처음으로 자유를 맛본 날, 1849년 3월 30일이 그의 생일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엘렌 르빈에 의하면 1800년대 중반에 미국 내에 400만 명의 노예가 있었다. 가축이나 수레 또는 가구처럼 주인의 소유물로 간주되었던 이들 노예들 중 6만~10만 명의 노예들이 자유를 찾아 노예제도가 폐지된 북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들은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라고 불리던 시스템을 따라 남에서 북으로 도주하였는데, 1787년 퀘이커교도인 아이작 하퍼(Isaac T. Hopper)가 도망가는 노예들을 숨겨주고 도와주는 시스템을 조직한 데서 시작되었다. 도주로 곳곳에는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도주하는 노예들을 자신의 집이나 헛간에 숨겨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여비도 주었으며 그 다음 은신처까지 안전하게 도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집을 제공하며 도와주던 사람들을 역장(Station Masters)이라고 불렀으며, 그들의 집들은 ‘역(station)’ 이라 불리웠고, 도망가는 노예들을 이끌고 앞서가던 사람들을 차장(Conductors) 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러한 지하철도들은 미 북부의 14개 주와 캐나다로 연결이 되었다. 저자에 의하면 헨리의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이며, 나무상자에 들어간 그가 걱정한 것은 오로지 잡히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기적적으로 헨리는 총 27시간 동안 버지니아의 리치몬드에서 워싱톤DC를 거쳐 펜실바니아주 필라델피아까지 총 350마일을 박스 안에서 여행했던 것이었다. 만 하루가 넘는 시간 동안 헨리는 가지고 간 물과 비스켓으로 요기를 했고, 조그만 연장을 이용해서 나무 상자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숨을 쉴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용감한 헨리 이야기는 그 당시 미국과 유럽의 신문에 대서특필되었고 지하철도의 덕으로 자유를 찾은 노예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맞이해 과거 미국의 노예제도하에서 억울하고 부당한 처우를 받았던 노예들의 실상과 그들에게 절실했던 자유의 의미, 그리고 그들이 자유를 찾아 도주할 때 목숨을 걸고 그들을 도와준 선량하고 양심 있는 백인들의 이야기까지,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간결한 필치로 서술돼 있다. 이 이야기를 자녀들과 함께 읽고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가 왜 생겼으며 그것이 흑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분석해보는 것도 독후활동의 하나로 추천할 만하다. okjoo07@gmail.com

2012-02-17

[송온경의 책세상] 새해, 가장 중요한 일은

책제목: The Three Questions (Based on a story by Leo Tolstoy) 저자/삽화가: Jon Muth 출판사: Scholastic 출판년도: 2002년 해당연령: K-4학년 2012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해 첫 주에는 필자가 가르치는 초등학생들에게 ‘올해에 새롭게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으로 첫 수업을 시작하곤 한다. “공부를 더 잘하고 싶어요.” “악기를 좀 더 잘 연주하고 싶어요.” “운동을 좀 더 잘 하고 싶어요” 등 남을 의식한 상대적 경쟁심이 스며있는 대답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는 대답은 좀처럼 듣기 힘들다. 새해 교사·부모들이 학생·자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바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일까? 요즘같이 상업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도덕과 가치기준이 흔들리고, 돈과 인기, 명예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넘치는 21세기 사회에서 자라나는 어린 싹들에게 참되게 사는 길, 올바른 사람이 되는 길을 책을 통해 가르쳐주는 것은 참으로 신선한 의미를 준다. “The Three Questions”에서는 칼데콧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화가인 Jon Muth가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 “세 가지 질문(The Three Questions)”의 내용을 어린 독자들에게 맞게 어린 소년과 새, 원숭이, 개, 엄마 팬더, 아기 팬더 등의 주인공으로 바꾸어 올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옛날에 니콜라이라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나는 정말로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런데 나는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사람이 되는지 가장 좋은 방법을 알고 싶어”라고 그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자기가 가진 세 가지 의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되면, 그 때는 자기가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겠다고 하였다. 첫 번째 질문은 “어떤 일을 해야 할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였는데 동물친구들은 각기 조언을 해준다. 새는 가장 좋은 시간이란 ‘미리 준비했을 때’, 원숭이는 ‘지켜보고 면밀히 관찰할 때’가 일을 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했으며, 개는 혼자서는 모든 일을 지켜보고 관찰할 수가 없으니 ‘자신을 지켜봐 줄 가족과 친구들이 있을 때’라고 대답해 주었다. 두 번째 질문은 “누가 가장 중요한 존재인가?”였는데 하늘에 가장 가까운 피조물, 아픈 자를 고쳐주는 사람, 또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세 번째 질문은 “무엇이 올바른 일인가?”였는데 친구들은 각기 하늘을 나는 것, 항상 재미있게 사는 것, 싸우는 것 이라고 대답했다. 어린 소년은 세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답례하고 나서 가장 오래 살고 있는 거북이에게 찾아가 똑같은 질문을 한다. 산꼭대기에서 정원을 만들기 위해 삽으로 흙을 파던 거북이가 피곤해 보여 도와주던 니콜라이는 그 때 바람에 날려 쓰러진 나무에 깔린 어미 팬더를 구하고, 이어서 숲속에 떨어져 있던 아기팬더를 구한다. 침대에서 잘 쉬고 난 팬더 모자가 감사하면서 떠나고 나자 갑자기 니콜라이 소년의 가슴에 놀라운 평화가 찾아온다. 좋은 친구들이 있는 것, 팬더 모자를 구한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는 세 가지 질문의 정답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거북이에게 물어본다. 그러나 “너는 이미 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거북이를 도와주었을 때, 팬더 모자를 구해주었을 때 이미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그 해답을 드리고 싶다. 어린 자녀들과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시면서 이 평범하면서도 놀라운 진실을 함께 음미하시기 바란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재 당신과 함께 있는 그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 곁에 서 있는 그 사람에게 잘 해주는 것’이라는 점. 이 책을 자녀들과 함께 읽고 새삼스러운 진실들을 자녀들에게 일깨워준다면 우리 아이들이 21세기의 가장 ‘올바른’ 리더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okjoo07@gmail.com

2012-01-06

[송온경의 책 세상] 사랑이 넘치는 록펠러센터 트리

제목: The Carpenter’s Gift:A Christmas Tale about the Rockefeller Center Tree(어느 목수의 선물) 저자: David Rubel 삽화가: Jim LaMarche 출판사: Random House 출판연도: 2011년 해당연령: 2∼4학년 장르: 그림책 뉴욕에서 크리스마스 정취를 느끼려면 맨해튼 5th 애브뉴를 가야 한다. 센트럴파크 입구에서부터 5th 애브뉴를 따라 내려오면 티파니 보석점, 파오슈와츠 장난감 가게 등등 상점마다 건물마다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껏 살려주는 장식물들과 조명들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미드맨해튼에 있는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이 트리가 이 곳에 세워져서 점등식을 한지 올해로 벌써 78년이 되었다. 70피트에서 100피트의 높이에 40피트 가량 넓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3만개의 오색영롱한 조명으로 장식되고 매년 12월 초부터 뉴요커와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필자는 1986년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찾아가 사진을 찍고, 그 바로 옆의 아이스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도 구경했다. 또 스케이트장이 내다보이는 카페에서 따스한 코코아도 마시며 '이렇게 큰 나무가 어디서 왔을까''언제부터 이 곳에 트리가 세워졌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면 이 나무는 어디로 가나' 하고 궁금해 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우연히 필자의 손에 잡힌 ‘어느 목수의 선물’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픽션으로써 록펠러센터 트리에 얽힌 ‘훈훈한 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1931년 대공황으로 미국인들이 아주 살기 힘들었을 때 뉴욕 근교에 헨리라는 소년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집은 판자로 허름하게 지은 집이라 추운 날씨에 바람이 들어오고 헨리는 푹신한 침대가 없이 바닥에 얇은 담요를 깔고 잠을 자야 했다.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헨리의 아버지는 숲에서 상록수들을 베어다가 차를 빌려 뉴욕시에 나가 크리스마스 트리 장사를 하는데, 마침 상록수들을 팔려고 차를 세운 곳이 현재의 록펠러센터를 짓던 공사장 옆이었다. 당시 공사장 목수인 프랭크가 헨리의 아버지를 도와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차에서 내려주고, 헨리는 아버지를 도와 지나는 행인들에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판다.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번 헨리의 아버지는 팔다 남은 상록수들을 프랭크 일행에게 선물로 주고, 공사장의 인부들은 그 중에서 가장 큰 트리를 세우고 손으로 만든 장식물로 장식한다.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헨리는 모처럼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 집에 돌아온다. 그 다음날인 크리스마스에 헨리 가족에겐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프랭크와 그의 일행이 헨리의 집으로 찾아와 공사장에서 목재들이 남았으니 집을 지어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프랭크와 목수들이 집을 짓는 동안 헨리도 장도리로 나무에 박힌 못을 빼는 등 열심히 돕는다. 어느덧 헨리의 새 집이 완성되고 헨리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주워온 솔방울을 집 옆에 심는다. 세월이 흘러 장년이 된 헨리가 소년시절에 살던 집에 다시 이사 들어오고 그가 어릴 때 심었던 솔방울은 이제는 아주 큰 나무가 되어있다. 그러던 어느 날 헨리의 집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매년 고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니 헨리의 나무가 가장 크고 보기 좋더라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트리의 목재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데 쓰여진다는 말을 듣고 헨리는 결심하며 말한다. “제가 그 동안 남들로부터 받은 것이 많습니다. 이제 저도 남들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습니다. 나무를 가져가시지요.” 이렇게 해서 헨리의 나무는 록펠러센터 플라자에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워지고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약속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난 후 이 나무의 목재는 집 없는 사람들의 집을 짓는데 이용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이 살기에 적합한 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는 이들 중 많은 사람에게 간단하지만 안전하고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1976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40만채 이상의 집을 지어주었다. 2007년부터 록펠러센터의 트리는 해비타트에 기증되어 집을 짓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내가 거저 받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어떻게 그것을 사회에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 자녀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2011-12-23

[송온경의 책 세상] 12월, 따스한 손길 베풀 때

제목: Ant and Grasshopper 저자: Luli Gray 삽화가: Giuliano Ferri 출판사: Simon & Schuster, Inc.(2011년) 해당연령: 1∼4학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연말을 맞이하면서 한 해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지 가족, 친지, 직장동료, 이웃에게 친절하게 베푸는 삶을 살았는지를 돌아볼 때다. 또 주위에 병으로 고생하거나 추위와 굶주림에 또는 혼자 외롭게 사는 이가 있다면 훈훈한 인정과 따스한 관심을 보일 때다. 옛날 옛적에 개미와 베짱이가 있었다. 개미는 선천적으로 부지런해서 한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 겨울에 먹을 식량을 저장하기 위해 길에 버려진 빵 부스러기, 사과조각, 건포도 할 것 없이 영차 영차 하면서 등에 지고 끌고 메고 집으로 나른다. 늘 열심히 힘들게 일하는 개미의 낙(樂)이 있다면 크고 잘 정리된 창고의 선반에 자신이 열심히 모은 온갖 식량의 수를 세는 것이다. 한편 베짱이는 햇빛이 좋은 여름날 바이올린을 켜면서 노래를 부르며 편하게 살아간다. 노랫소리가 시끄러워 계산을 잘할 수 없자 개미는 베짱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지만 베짱이는 오히려 하늘은 푸르고 날씨는 좋은데 나와서 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자고 개미를 초청한다. 개미는 베짱이에게 월동준비를 했냐고 묻지만 워낙 낙천적인 베짱이는 개미의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름 내내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만 하는데…. 여름이 가고 서늘한 날씨가 되면서 개미의 발걸음은 바빠지고, 첫눈이 오자 따뜻한 실내에서 풍성한 음식들을 바라보면서 즐거운 생각에 빠진 개미가 갑자기 늘 들려오던 베짱이의 소리가 안 들려오는 것을 의식하고는 현관문을 열어 본다. 그러자 눈에 덮인 초라한 베짱이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원작 이솝우화에서는 평소에 게으르고 열심히 일을 안 하던 베짱이가 겨울에 얼어 죽거나 개미에게 구차하게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우화의 교훈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복을 받지만, 게으른 사람은 불행하게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룰리 그레이의 작품에서는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깜짝 놀란 개미가 베짱이를 집안에 들여다 침대에 누인다. 얼마 후 눈을 뜬 베짱이에게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자 원기가 회복된 베짱이는 개미와 함께 개미의 집에서 지낸다. 그 동안 겨울식량을 모으느라 힘들여 일하고, 또 모아진 식량의 개수를 세느라 온 시간을 보냈던 개미에게 베짱이는 바이올린을 켜면서 노래를 하며 개미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둘은 함께 노래한다. 개미는 베짱이의 노래 솜씨를 베짱이는 개미의 산수 실력을 칭찬하며 둘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출판된 룰리 그레이의 작품은 이탈리아 사람인 줄리아노 페리가 색연필과 수채화 물감을 사용하여 그린 그림들로 페이지가 꽉 차게 개미의 집안을 묘사하고 있다. 선반 가득 진열되어 있는 맛있고 건강에 좋은 식량들을 두 손을 허리에 대고 흡족한 얼굴로 바라보는 개미의 얼굴 표정, 또 눈에 덮인 베짱이를 바라보는 개미의 놀란 표정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21세기형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서로 성격이나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의 장점을 키워주면서 단점을 보완하여 조화를 이루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 일만 하던 개미가 베짱이에게 인생을 즐겁게 사는 것을 배운 것처럼, 고국을 떠나 미국에 와서 열심히 공부하거나 일하고 결혼하여 자녀 낳아 키우느라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이민 1세들도 때로는 잠시 멈추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휴식과 취미생활도 허락하면 더욱 더 윤택한 생활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개미가 베짱이에게 베푼 것처럼 주위에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이 있다면 그들에게 따스한 손길도 허락하는 훈훈한 12월이 되었으면 한다.

2011-12-09

[송온경의 책세상] 자상하고 온화한 할머니의 추억

제목: Halmoni and the Picnic (할머니와 소풍) 저자: Sook Nyul Choi 삽화: Karen Milone Dugan 출판사: Houghton Mifflin 출판연도: 1993년 장르: 그림책 추천연령: K~4학년 '할머니' 하면 필자가 어릴 때 아주 좋아했던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방학 때 할머니 댁에 가면 약과와 진달래꽃을 얹은 찹쌀떡을 만들어 주셨다. 겨울에는 땅 속에 묻은 항아리에서 얼어붙은 얼음을 깨고 동치미무를 꺼내 얇게 썰어 차가운 동치미물에 담가 상에 올려 주셨다. 추운 날씨에 손녀를 입히시려고 할머니는 당신의 연보라색 울스웨터를 풀어 바지로 만들어 주셨는데 그 연보라색 편물바지의 온기가 아직도 기억에 따스하게 남아 있다. 많은 사람이 할머니에 대한 따스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최양희씨의 'Name Jar(이름항아리)'에 나오는 주인공 은혜의 할머니는 손녀가 미국으로 이민갈 때 공항에서 손녀의 한글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손에 쥐어 주시며 너의 한국이름을 잊지말라고 하신다. 미국사람들이 발음하기 힘든 자신의 한국이름 '은혜' 대신 미국이름으로 바꾸려 했던 은혜는 할머니의 격려에 힘입어 자신의 한국이름을 간직하기로 마음먹는다. '할머니와 소풍'에 나오는 윤미의 할머니는 미국에 살러 오신지 이제 두 달이 되었지만, 말도 통하지 않고 이곳 물정에도 서툴러 바깥 출입을 별로 안하신다. 학교에 갔다 돌아온 윤미와 대화하는 것이 할머니의 유일한 낙인데…. 윤미의 미국친구들은 아침 등굣길에 할머니에게 '굿모닝' 하면서 인사를 건넨다. 할머니는 영어를 못해 대답을 할 수 없지만 고맙다는 인사로 웃으며 과일을 건넨다. 친구들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윤미 할머니의 마음의 선물을 생큐하며 감사히 받는다. 어느날 윤미의 학교에서 소풍을 가게 되었다.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소풍을 갈 때 각 학급마다 샤프론으로 학부모가 따라가게 되는데 윤미의 미국친구들이 할머니를 모셔오라고 성화다. 윤미의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소풍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인 김밥을 만들어 가겠다고 하신다. 윤미는 조금 걱정이 된다. 김밥을 본 적이 없는 미국아이들이 김밥을 보고 뭐라고 할까. 할머니는 영어를 잘 못하시고 옷도 한복을 입으시기 때문에 급우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도 조금 되는데…. 소풍날이 되어 할머니는 익숙한 솜씨로 김밥을 싸기 시작하신다. 전 학급이 먹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가 김밥을 싸들고 집을 나서신다. 드디어 소풍을 왔다. 할머니는 손녀의 친구들에게 웃으며 김밥을 권한다. 한 아이가 먹고 좋아하자 너도 나도 할머니 앞에 와서 입을 제비처럼 벌린다. 모두들 '할머니 원더풀'이라고 칭찬하자 할머니는 수줍게 웃으신다. 윤미는 할머니가 영어도 못하고 생김새도 남들과 다르다고 걱정했던 것을 후회한다. 자기의 선생님과 급우들에게는 할머니의 영어솜씨와 옷차림은 큰 문제거리가 아니었다. 그들은 할머니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와의 소풍은 대성공이었다. 5월 아시아 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하여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김밥이며, 한복이며, 자상하고 온화하신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자랑스러운 한국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곳에서 출판된 지 이미 18년이 흘렀지만 이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미국에서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이 조상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미덕인 겸손, 친절, 베품, 침착성 등을 이 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로부터 배우고 몸에 익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민 1세인 우리 부모들은 앞세대의 장점들을 이어받아 다음세대에 전해 주어야 한다. 과거가 없이는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이는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이민 1.5세, 2세들은 이민 1세들이 조국에서 가져온 경험과 그들의 DNA에 스며있는 지혜와 미덕을 배우고 간직하며, 또 그 다음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또 이민 1세들은 1.5세, 2세들의 꿋꿋한 기상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어 그들이 한국인의 후예로서 모든 장점을 고루고루 갖춘 전인격적인 코리안 아메리칸이 되도록 격려해주어야 하겠다. 지난 월요일 스타이브슨트 고교생 60여 명이 참가한 제5회 놀이마당에서 이곳에서 태어나 한국말도 잘 못하지만 사물놀이, 태평무 등 한국의 춤과 음악 등 멋진 공연을 보여 준 학생들에게서 한국의 얼과 문화유산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이러한 놀이마당이 이곳 저곳에서 많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1-05-27

[송온경의 책세상] 천장' 뚫은 미 최초 여기자 이야기

The Daring Nellie Bly -America's Star Reporter 저자: Bonnie Christensen 대상연령: 2~5학년 쟝르: 전기(biography) 3월은 '여성역사의 달'이었다. 미국 여성들은 100년 전만 해도 투표권이 없었다. 일할 수 있는 곳도 학교나 공장뿐이었다. 임금 역시 남성들에 비해 훨씬 적게 받았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사회 구석구석 일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다. '여성은 기자가 될 수 없다'는 사회 통념을 깨고 미국 최초의 여기자가 된 넬리 블라이는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자랑스러운 여성이었다. 블라이의 본명은 엘리자베스 코크란으로, 1864년 펜실베이니아주 코크란즈 밀즈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 마을이 아버지의 이름을 땄을 정도로 그녀의 아버지는 땅을 많이 소유했고 또 판사였다. 풍족한 어린 시절 그녀의 어머니는 검정, 회색, 밤색 드레스를 입는 아이들 틈에서 딸에게 레이스가 달린 예쁜 핑크색 드레스를 입혔다. 그 때부터 블라이는 군계일학 같은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6세 때 갑자기 아버지가 유언 없이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는 남편의 재산을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그 후 생계를 위해 재혼한 어머니의 결혼생활은 불행했고, 이혼소송에서 블라이는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성장기의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면서 살아가게 되며, 이 때부터 남편에게 의탁하는 나약한 여성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성장기의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을 동생들에게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극복한 블라이는 교사가 되려고 교원학교를 다녔으나 등록금이 없어 그만두고 만다. 가족과 함께 피츠버그로 이사한 그는 어느날 신문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기사를 보고 발끈하여 그에 항의하는 기사를 익명으로 신문사에 보낸다. 그녀의 글솜씨에 감동을 받은 신문사는 그녀에게 넬리 블라이라는 필명으로 신문기사를 쓰라고 지시한다. 꿈에 그리던 신문기자가 된 블라이는 빈곤층 소녀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기사를 썼고, 또 펜실베이니아주의 이혼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계속해서 피츠버그의 소녀 노동자들에 대하여 기사를 썼다. 그녀의 독자적인 탐사보도에도 불구하고 신문사에서는 그녀에게 플라워쇼나 패션 같은 여성적인 기사를 맡기려 했다. 편집국장를 설득한 넬리는 멕시코 주재원을 자청하여 멕시코 사람들의 실정을 현지에서 신문사에 송고한다. 미국에 돌아온 블라이에게 또다시 여성적인 기사를 쓰게 하자 이에 의욕을 잃은 그는 뉴욕으로 이주한다. 그리고 퓰리처상으로 유명한 조셉 퓰리처가 발행하던 뉴욕 최고의 신문사 'New York World'의 문을 두드린다. 우여곡절 끝에 일자리를 얻게 된 넬리에게 내려진 첫 일감은 뉴욕시 정신병자 수용소에 정신병자로 가장해 들어가 10일간 생활하면서 생생한 르포기사를 쓰는 것이었다. 그 당시 뉴욕시에는 여성 정신병 환자 수용소에 대한 불미스러운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환자를 때리고, 음식도 먹을 수가 없을 정도며, 찬물로 목욕을 시킨다는 것이었다. 블라이는 기꺼이 그 일을 맡아 정신병자로 가장해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10일간 체류하면서 모든 비리를 파헤친다. 불과 23살의 블라이는 그 당시 몸을 사리지 않고 잠복 조사를 통해 탐사보도기사를 쓴 최초의 여기자가 되었으며 'Stunt Reporter'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녀의 탐사 보도기사가 뉴욕 월드에 실린 후 뉴욕시에서는 정신병자 수용소들에 대한 지원금을 증액해 환자들에 대한 지원과 처우를 개선했다고 한다. 그 후 넬리는 신문사를 설득해서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소설책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기록을 깨기 위해 혼자 몸으로 세계일주를 떠난다. 달랑 손가방 하나에 80일 동안 입을 드레스와 외투 1벌씩이 전부였다. 뉴저지의 호보켄을 떠나 유럽을 거쳐 아시아를 지나 배와 기차, 당나귀 등을 갈아타며 72일 만에 미국에 도착, 수많은 환영인파에 휩싸인 블라이에게는 'Start Reporter'라는 별명이 붙었다. 블라이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돕기 위해 사회 개혁을 외친 선구자였다. 블라이의 이야기는 New York 1 News의 비비안 이 앵커를 연상시킨다. 캐나다로 이주한 부모 슬하에서 태어나 엄격한 한국식 가정교육을 받고 자라난 비비안 이는9살 때 스피치 경연대회에 입상하면서부터 저널리스트의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15살 때 주말마다 버스로 2시간 걸리는 조그만 케이블 방송사에 인턴으로 일하러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자신이 손수 쓴 스크립트를 챙기던 그녀는 지금은 간판 앵커가 되어 있다. 용의자에 대한 경찰의 가혹행위, 가짜 소방경보를 울린 소방관 이야기 등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직접 취재하여 보도하는 모습에서 넬리 블라이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2주 전 뿌리교육재단의 12차 뿌리포럼에 연사로 초대된 비비안 이는 대부분 이곳에서 태어난 한인 고등학생들에게 "Korean American이라는 고유의 장점을 잘 살려서, 부모의 가르침에 따라 학교공부와 과외활동 등을 열심히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정과 끊임 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당부했다.

2011-04-01

[송온경의 책세상] 독서 통해 영어 관용구 익히자

제목: Amelia Bedelia 저자: 헤르만 파리쉬(Herman Parish) 대상연령: 유치원~3학년 특기사항: 원 저자인 페기 파리쉬(Peggy Parish)가 1988년 타계한 후 조카인 헤르만 파리쉬가 이어받아 19권의 Amelia Bedelia를 집필했다. 다가오는 뉴욕주 표준시험을 앞두고 3~4학년 학생들은 부모와 담임교사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시험을 잘 치러야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래서 학생들은 모의시험을 볼 때면 '눈에 불을 켜고' 공부를 하고, 시험지를 앞에 두고는 '머리를 짜내' 한 문제 한 문제씩 풀어나간다. 합격점인 3점이나 4점을 받지 못하면 혹시라도 담임교사의 '눈밖에 날까봐'서다. 그러나 유치원에서 2학년까지 학생들은 시험 대비보다는 읽기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을 통해 '입이 마르도록' 단어와 문장을 읽고 '손이 닳도록' 단어와 문장을 쓴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이라는 말은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는 뜻의 관용구로, 우리말에서 자주 쓰이는 이러한 관용구 또는 숙어들은 특정한 시기나 지역에서 특정사람들이 쓰던 언어 또는 표현 양식이 점점 더 광범위하게 알려지고 쓰여지면서 사전에까지 오른 경우도 있다. 이러한 감칠 맛 나면서 구수한 표현의 관용구들을 알고 있으면 대화할 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책을 읽을 때도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기억하고 있다가 적절히 사용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할 수 있는 좋은 윤활유가 된다. 미국사람들도 이러한 관용구를 많이 쓰는데, 비가 많이 올 때 "하늘 좀 보세요.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마구 쏟아지네요"라고 말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헝?"하고 무슨 소린가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사람들에게는 "It's raining cats and dogs"라는 표현이 비가 무척 많이 내리고 있다는 뜻으로 통한다. 또 "I got up on the wrong side of the bed"라고 말하면 "나는 오늘 침대의 다른 쪽에서 일어났다"가 아니라 "아침에 잠이 깨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Cat got your tongue?" 하면 "고양이가 네 혀를 가져갔니?"가 아니고 "꿀먹은 벙어리 같이 왜 말을 못해?"라는 뜻이다. 이러한 영어의 관용구들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1963년에 출간된 페기 파리쉬의 아멜리아 베델리아(Amelia Bedelia)는 로저스 가정의 가정부인데 주인이 지시하는 내용을 잘못 해석해서 엉뚱한 일을 저지른다. 그녀는 영어를 들은 그대로 이해하고, 영어의 관용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로저스 부인이 외출하면서 "Dress the Chicken(통닭에 드레싱을 뿌려놓아요)"이라고 하면 통닭에 드레스를 입혀놓거나 "It's time to hit the road(여행을 떠날 시간이다)"라고 하면 문자 그대로 막대기로 땅바닥을 때리는 식이다. 독자들은 아멜리아가 실수를 할 때마다 재미나게 웃으며, 새로운 관용구를 배우게 된다. 페기 파리쉬의 12권, 헤르만 파리쉬의 19권, 총 31권의 아멜리아 베델리아 시리즈를 통해 학생들은 많은 영어의 관용구와 동음이의어(homophone: some, sum), 동철이의어(homonym: right, right)를 배울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미국의 관용구들은 한국의 관용구나 속담·격언들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Working like ants"는 우리 속담의 "개 같이 일해서 정승 같이 쓴다"와 비슷하고 "Killing two birds with one stone"은 우리 말은 일석이조와 딱 들어맞는다. 가정에서 주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 자녀들은 미국의 관용구들에 생소할 수 있다. 1~3학년 학생들은 아멜리아 시리즈를 읽으면서 다음과 같은 표현들을 익히기를 권한다. -busy as a beaver(몹시 바쁘다) -under the weather(몸이 좋지 않다) -hold your horses(흥분부터 하지 말고 먼저 생각을 해 보아라) -put your foot in your mouth(실언을 하다) -hit the books(책과 씨름하다, 공부하다) -butterflies in your stomach(가슴이 울렁거린다, 긴장된다)

201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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